우리 옛날에
우리 옛날에 오십 년 전쯤엔 아이들은
기계독이라고 해서 머리에 부스럼이 나서 부스럼쟁이가 많았다
500원짜리 동전 크기 모양의 기계독은 약이 없어
구리스나,모빌류를 바르던지 마늘을 찌어 바른 게 약이었다
머리카락 새로 진물이 질질 흘러내렸다
감기가 쇄서 노오란 콧물이 흐른 아이가 많았고
그래서 별명을 코보라고 불렀다---
눈도 많이 내리고 앞개울이 겨우내 얼어 썰매를 탔다
곳곳에서 모닥불을 피워 놓고 언 몸을 녹이면서 썰매를 탔다.
코를 질질 흐르는 코보도 탓고,
머리에 부스럼난 부스럼쟁이도 탔다.
손등은 얼어 터지고 갈라져 피가 울긋불긋 흘렀다.
점심은 고구마 한두 개가 고작이고 밀 개떡도 먹었다
아이들 옷은 속 내의도 없었고 양말은 밑 바닥은 닳아서 없다
그리고 대개 더덕 더덕 꿔매 신었고
장갑은 없어 맨손이다
그렇게 살던 아이들이 이제 장년 노년 지금의 할아버지다
그 어른들이 경제가 나빠지고 사회가 혼란 해지고
세상이 시끄러우면 더 불안해 하신다
힘든 세상을 아시기 때문이다
차라리 그 험한 고통을 모른다면 큰 소릴 치겠지만
행여 나라 살림 잘못되고 정치가 혼란 해지면
그 고통의 세월로 다시 갈까 봐 걱정을 하신 것이란다
그렇게 안 되라는 법이 없지--
정말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할아버지는 충고하신다
그리고 혀를 차신다
지금 정신 차린 사람이 없어 할아버지의 걱정이란다
모두 자기 욕심 차리기에 바쁘다고 개탄하신다
나랏돈은 먼저 본 놈이 임자고--
세금은 안내면 돈 버는 것--
꾀가 많은 사람이라 칭찬을 받는 세상이라고 걱정을 하신다
할아버지는 이제 세상 다 살았지만
험한 세상이 손자들 세상에 다시 올 가봐 그것이 걱정이시란다
할아버지 걱정 마셔요
우리나라에 훌륭한 박사들이 많이 있어 괜찮다고 합니다---
할아버지는 한숨 쉬시면서 글 세다
그 박사가 몇이나 나라를 위한 다더냐--
할아버지들은 손자들에게 쓸데없는 기우를 하신다고 눈총을 받으면서도
손자 세대를 위해서 걱정을 하신단다
<詩庭 박 태훈의 해학이 있는 아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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