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위에서 세안 및 설거지를 할 때
1박2일 내지 2박 3일의 종주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질문 중에 많은 것을 꼽으라면
- 씻는 건 어떡하나요?
(세면장이나 샤워실 있어요?라는 질문도 하고 싶은데 안 하는 것뿐이겠지만)
- 샴푸나 비누, 치약 사용할 수 있어요?
- 세제를 사용하지 말라는데 설거지는 어떻게 해요?
- 쓰레기 버릴 곳 있나요? 등등을 꼽을 수 있을 거 같다.
지난 주말 뱀사골 대피소에 갔을 때 한 커플을 만났다.
커플남 : 설거지를 어디서 해야 하지? 식수장에서는 못하게 되어있네.
눈이 그들의 준비물로 갔다. 코펠 위에 얌전히 놓인 수세미..
"산 위에서는 설거지 안 해요. 그냥 화장지로 대충 닦아요.
잔반 통도 없으니까 국물 남기면 안 돼요"
서둘러 커플남 라면 끓이기 위해 올려놓은 코펠에서 물을 절반 이상 버린다.
하긴 물을 많이 받더라니..
산 위에서의 설거지 법..
당연히 세제 사용 안 되고, 물로 설거지를 해서도 안된다.
수질오염의 가장 큰 주범이 생활하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깨끗한 자연을 느끼기 위해 산을 찾는 우리들이 지리산의 맑은 계곡물에
오염물질을 무차별 내어놓고 올 수는 없는 법 아닌가..
1. 음식은 먹을 만큼만 만든다.
특히 국이나 라면 끓일 때 국물을 많이 만들지 마라.
그 국물 다 마실 각오가 없다면..
라면을 두 개를 끓인다면
물을 한 개 반 정도 끓일 만큼만 넣고 수프를 조금 넣게 넣으면 된다.
2. 음식을 다 먹었으면 화장지로 그릇들을 닦는다.
이때 두루마리 화장지보다
물티슈를 사용하면 작은 양으로 훨씬 깨끗하게 닦을 수 있다.
라면 국물이나 김치 국물, 밥풀 묻은 그릇을 마른 화장지로 닦으면 화장지가 묻게 되지만
물티슈로 닦으면 그럴 걱정이 없다.
그리고 사용량도 훨씬 줄어들고..
3. 밥을 한 코펠은 숭늉을 끓여 먹는다.
4. 라면 등 기름기 있는 음식을 한 코펠은
물티슈로 말끔하게 닦아낸 뒤
물을 약간 담고 끓인 후 그 물로 헹궈내면 말끔해진다.
산 위에서의 세면
매일매일을 샴푸와 비누로 머리와 온몸을 씻고 사는데
산위에 있는 며칠간 안 씻는다고 크게 문제 될 건 없다고 본다.
땀을 많이 흘리긴 하지만
산아래서처럼 기분 나쁜 땀이 아니라 훨씬 개운하기도 하다.
땀을 식히기 위해 얼굴에 물을 끼얹기도 하지만 비누 사용은 절대 안 된다.
물을 구할 수 없을 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또 물티슈다.
선크림을 닦아내거나 세안까지 물티슈로 해결하면 말끔해진다..
혹 여자분들 중 화장을 하고 가서 화장을 지워야 된다면
클렌징 티슈를 준비해 가거나.
아니면 화장솜에 클렌징 워터를 적셔 비닐팩에 담아 가면 된다. 화장을 닦아내고,
물티슈로 닦아내면 세안 끝~~
근데 산을 간다면 되도록이면 화장은 짙게 안 하는 게 좋을 거 같다.
흘러내리는 땀도 땀이지만
그렇게 맑은 공기, 바람을 맨살로 받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산 위에서의 양치질
세수 안 하고 머리 안 감고 샤워는 안 해도 살 수 있는데..
이 양치질만큼은 포기하기가 참 힘들어진다.
그러나 치약 사용도 절대 안 된다.
조금 사용하는데 그것도 안되냐고 할지 모르지만
지리산을 찾는 그 수많은 사람들이 치약을 사용한다고 생각해 보면..
그 양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
아무리 자연이 자정능력이 있다 하더라도
그 사용량 모두를 정화할 수는 없는 법..
불편하더라도 2,3일만 참자.
가그린을 사용하기도 하는데..가그린도 오염물질일 수 있을듯하다.
양치질을 꼭 해야겠거든 이 틈에 끼인 것만 제거한다는 생각으로..
칫솔로만 양치를 하는 건 어떨까..
그리고 녹차 티백을 준비해 가서 녹차를 마시는 것이다.
녹차는 항균작용이 있어서
양치할 수 없을 때 양치의 대용으로 사용해도 좋다고 한다.
녹차를 즐겨마시는 사람들을 보면
녹차를 마신 다기를 다른 물로 씻는 게 아니라
녹차잎을 담근 그릇에 한참을 담가둔 뒤 헹궈서 사용한다.
다 녹차의 항균능력 때문이다.
산 위에서 땀 흠뻑 흘린 뒤 마시는 녹차도 무지 맛있지만~~
활용하면 좋을듯하다..
자기 쓰레기는 자기가
옛날에는 지리산 대피소에는 쓰레기통이 있었다.
쓰레기통은 항상 가득 차 있었다.
그러니 자기가 만든 쓰레기는 자기가 들고 내려오도록 하자.
그리고 가기 전부터 쓰레기 발생량을 최소로 하게끔 챙겨가자.
영양갱이나 즉석국 등의 겉포장은 미리 제거하고,
과일이나 오이 등은 미리 깨끗이 씻어가져가서 껍질째 먹어준다면
쓰레기 발생량이 확 줄어들지 않을까..
한 해 지리산을 찾는 인원이 얼마 정도인지 알 수는 없지만
여름 휴가철이나 연휴 때면 몇천 명은 사람이 찾을 것이다.
그 많은 사람들이 1g의 치약을 하루 세 번씩 사용한다면
초콜릿 먹은 껍질을 하나만 버린다 하더라도
그 양은 무시 못 할 만큼이다.
아무리 우리가 깨끗하게 정리하고
자기의 쓰레기를 들고 온다 하더라도
지리산은 이미 많은 부분 자신의 자정능력을 넘어서고 있다.
적어도 지리산을 좋아서 찾는 우리들만이라도
지리산이 이 모습대로
영원할 수 있게끔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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