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제57-45구간 (백복령~상월산~이기령)
백두대간 제57-45구간 (백복령~상월산~이기령)
◑ 언 제 : 2012 / 03 / 10 (토)
◑ 어디로 : 백복령 ~ 7.1㎞ ~ 원방재 ~ 2.3㎞ ~ 상월산 ~ 1.6㎞ ~ 이기령 ~ 3.5㎞ ~ 이기동
< 백복령 ← 대간구간(11.0㎞) → 이기령 ← 접속구간(3.5㎞) → 이기동 >
◑ 얼마나 : 약 14시간 10분 (휴, 중식시간 포함) / 14.5㎞ (접속누계 184.41㎞ / 대간누계 574.71㎞
◑ 누구랑 : 山仰 토요 대간팀외 10명
◑ 날씨는 : 옅은 눈발과 짙은 운무, 적설 무릎~허벅지, 러셀 흔적 없음
■ 시간대별
▶ 05:00 연호동 → 대구, 포항 고속도로 → 동해안 고속도로
▶ 09:40 백복령 <780m> → 중식<13:00~13:30> → 987봉
▶ 15:05 1,022봉
▶ 17:07 원방재
▶ 19:45 첫번재 상월산 <970m>
▶ 20:40 두번째 상월산 → ~ 알바 40분 ~
▶ 22:22 이기령
▶ 23:50 이기동 → 대구,포항고속도로 → 대구도착<03:45>
■ 지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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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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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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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기
오늘 참여 화원수는 10명뿐이다.
무리한 폭설 산행 강행으로 불참으로 돌아선 것 같다.
다수 회원님들이 폭설기에는 잠시 휴식기를 갖자는 건의를 해도
산앙측에서 받아 주지를 않으니...
전국에 날고기는 수많은 대간꾼,
그 누구도 동절기 폭설산행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10명의 회비로는 기름값도 안될 텐데...
송대장님 보기에도 괜스레 미안해 진다.
05:00 연호동
다섯시에 연호동을 출발한 버스는
성서에서 경부 고속도로, 포항-대구, 동해안 7번 국도를 달려
화진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강원도 오지 고갯길 백복령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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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40 백복령 <780m> ~
백복령은
백두대간의 오대산권과 태백산권의 경계에 해당하는 지점으로
한약재로 쓰이는 복령(소나무뿌리에 수액이 응고되어 생성된 것) 중에
백복이 많이 자생 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몇 명 안 되는 회원이지만 단체 인증샷을 마치고 들머리로 진입한다.
강릉시와 정선군의 경계를 가르며...
다행히 산꾼이 다녀간 발걸음 흔적이 있다.
얼마나 반가운지..
폭설이 내린 이후 마루금엔 짐승조차 다닌 흔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쉽게 산행이 진행되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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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나무숲의 눈꽃향연 ~
며칠 전 내린 눈으로 인해 천지에 흰 눈뿐이다. ~
832봉에 오른 듯하다. 주변은 눈안개가 감싸고 있다.
소나무숲의 환상적인 눈꽃 향연이 펼쳐진다.
갖가지 형상을 하고 있는 나무 위의 눈꽃들....
소나무 잎에 내려앉아 얼어붙은 눈은 야채 튀김을 연상케 한다.
832봉 지나니 산꾼이 다닌 흔적이 어느 순간 사라진다.
폭설산행에 도전했다가 되 돌아간 듯하다.
역시나..
젠장, 오늘도 눈과의 사투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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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구간도 대간꾼이 아니면 찾지 않는 구간으로 전혀 러셀 흔적이 없어
힘든 산행이 예상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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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의 시작이다.
얕은 언덕길이 서서히 고도가 높아가자 발길은 깊이 빠진다.
주변은 온통 눈 천지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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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시간여 만에 백복령 1.3km 이정표를 만난다.
심설산행 치곤 많이 진행한 편이다.
처음 얼마간 러셀이 되어 있었던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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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산의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눈꽃의 절경은
더욱 아름답게 펼쳐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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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987봉을 오르는 가파른 오름길...
회원님들이 조금씩 도와는 주고 있지만
거의 혼자서 감당하는 러셀.. 송대장님도 서서히 지쳐가고..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진행속도는 더뎌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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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00~13:30 중식 ~
987봉을 앞두고
오늘도 이대장님이 준비한
뜨거운 오뎅국과 함께 점심을 해결한다.
이대장님은
향상 매뉴를 바꿔가며 이 먼 길까지 무겁게 지고 와서
일행들과 함께하니.. 산 사나이의 진 면목을 보는 것 같다.
배낭이 무거울까 봐 조그마한 간식도 넣었다 뺏다 하는
나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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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오후 산행의 고행이 시작된다.
백복령 3.5km 원방재 3.5km 이정표다.(13:50)
평탄한 숲길은 여러 차례 내린 폭설에 못 이겨
넘어지고 꺾어지고 묻혀있는 나무들이 곳곳에 길을 막고 있다.
987봉을 넘어 1022봉을 오르는 길은 눈과의 사투다.
앞발이 빠지고 앞발이 빠져나오면 다시 뒷발이 빠져 허우적 대고..
선두에서 온몸을 던져 눈길을 열곤 있지만..
하염없이 대기하기를 반복 진행속도는 점점 더디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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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87봉을 넘어 1,022봉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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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대장님의 힘든 러셀...~
러셀이 가능한 회원 2~3명이 돌아가며 송대장님에게 힘을 보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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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따라 가기도 쉽지 않다...
빠지고, 넘어지고.. 한번 빠지면 누군가 잡아 주어야 나올 수 있다.
가슴까지 빠지는 눈앞에 속수무책 시간은 흘러가고
아!! 오늘도 완주의 꿈은 무산되는가..
송대장님, 이병향님이 러셀로 체력은 한없이 소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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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05 오늘의 최고봉 1022봉 ~
드디어 그렇게 뚫고 올라온 오늘의 최고봉 1022봉,
봉우리와 인접 헬기장이 있고
옅은 눈발이 휘날리는 정상은 자욱한 운무로 조망은 제로다.
눈 속 스틱을 꽂으니 끝까지 쑤우욱 들어간다.
잠시 휴식 후 왼편으로 얕은 내리막 경사로 접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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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크기의 낙락장송<落落長松>이
눈을 머리에 가득이고서 마루금상에 떡 버티고 있다.
눈과의 조화가 가히 환상적이다.
이 몸이 죽어가서 무엇이 될고 하니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 되었다가
백설이 만건곤할 제 독야청청하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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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07 원방재 ~
1022봉에서 2시간여 사투 끝에 원방재에 도착한다.
원방재의
원방은 먼지방 또는 먼 곳을 뜻하는 것으로
먼 거리의 고개를 힘들게 넘나들던 사람들의 애환이 만들어 낸
지명이 구전으로 전해져 온 우리말로 보인다.
이곳 원방재에서 탈출할 것인가.?
아니면 당초 예정구간인 상월산, 이기령까지 진행할 것인가.?
갑론을박 후 늦더라도
당초 이기령까지 진행하기로 결정 상월산으로 향한다.
이미 시계는 17시를 넘어서고 있다.
오늘도 얼마나 늦게 하산을 해야 하나...
하산길은 어떨까?.. 알바는 하지 않을까?
전번 고적대 구간 <57-44>이 생각나 걱정부터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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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월산은 어느덧 어둠이 내리고 러셀이 안된 가파른 상월산 오름길,
1022봉을 오르는 길과 비슷하여 진행이 엄청 더디다.
거의 서있다시피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끝없이 빠지는 눈길... 오르막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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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5 첫 번째 상월산 <970m> ~
정상 표시가 있는 상월산이 두 개다.
깜깜한 어둠 속 첫 번째 상월산 찾기가 쉽지 않다.
이리저리 어둠 속에서 겨우 찾은 상월산 봉우리
인증샷만 재빨리 한 후
바쁜 걸음으로 두 번째 상월산으로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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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상월산에서 안부로 뚝 떨어졌다
두 번째 상월산을 올라가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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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경사 내리막 길, 빠지고 넘어지며 안부로 뚝 떨어진다.
떨어진 마루금은 두 번째 상월산을 향해 떨어진 만큼 다시 올라야 한다.
오름 길 주변에는 눈을 이고 쓰러진 나무들이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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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40두 번째 상월산 ~
두번째 상월산을 만난다.
첫 번째 상월산처럼 정상석은 없다.
마지막 봉이라는 안도와 함께
단체 인증샷을 하며 잠시 숨을 고른다.
이제 눈과의 전투가 대간길에서 마지막이길 희망하며....
이제 대간 날머리 이기령이 목표다.
이곳 상월산에서 내리막길 1㎞ 지점이다.
<알바>
너무 쉽게 생각한 탓일까.
아뿔싸, 주능선을 벗어났다.
마루금을 벗어나 동해시가지 방향으로 내려서고 있었다.
3~40분은 진행한 듯...이 늦은 밤에 알바라니...
도면을 펼쳐 들고 현 위치를 파악한 후
위험한 급경사의 우측 산허리를 감아 돌아
다시 대간 마루금에 접속한다.
약 1시간을 낭비했다.
1km의 이기령이 이렇게 멀게만 느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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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22 대간 날머리 이기령 ~
동해시 관로동과 정선 부수베리를 잇는 고개이다.
산행 방향 좌측으로 석연암이 있는 동해시(東海市) 이기동(耳基洞)이 있다.
숲길을 걸어 걸어 이기령에 도착한다.
다시 이기동은 왼편으로 한 시간 반갸랑을 내려가야 한다.
어듬속에서도 걸음은 빨라진다.
달빛과 눈과 그리고 인내로 이기동으로 향한다.
멀리 개 짖는 소리와 함께
이기동 마을의 가로등 불빛이 시야에 들어온다.
마을이 가까워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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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50 날머리 이기동 ~
역시
오늘도 긴 여정이었다. 휴~~~
몸은 지칠 대로 지쳤지만
그래도 완주했다는 마음만은 편안하다.
함께하신 산토대 회원 여러분
정말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 산앙 토요 대간팀의 해산 ~
돌아오는 차 안에서 송대장님으로부터
산토대<산앙첫째셋째토요대간팀>의 해산 소식을 접한다.
인원이 너무 적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이해는 하면서도 사전 의논도 없이
너무 일방적인 통보라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2010년 4월 10일 지리산 웅석봉에서 시작하여
57구간 중 불과 10여 구간을 남겨놓고
2년여 동안 정들었던 둥지를 뿔뿔이 떠나게 된다.
다행히도 한주 뒤따라오는
산앙 일요 대간팀이 있고,
코스가 비슷한 KJ 1기,
백마 산악회 대감팀도 있어 종주에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
비록 진부령까지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선이 굵은 산앙만이 할 수 있는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준 송대장님과 산앙측에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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