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 따라 …/백 두 대 간

백두대간 제57-42구간 (댓재~덕항산~구부시령)

원언더 2023. 1. 28.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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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제57-42구간 (댓재~덕항산~구부시령)

 

◐ 언   제 :  2011 / 12 / 24 (토)

◐ 어디로 :  댓재 ~1.5㎞ ~ 황장산 ~ 4.7㎞ ~ 광동댐이주단지 ~ 5.5㎞ ~ 덕항산 ~ 1.1㎞ ~ 구부시령

                    ~ 2.0㎞ ~ 예수원~ 0.5㎞ ~ 국도변 버스 주차장

               

< 댓재 ← 대간구간(12.8㎞) → 구부시령 ← 접속구간(2.5㎞) → 버스주차장 >

 

◐ 얼마나 : 약 9시간 40분 (휴, 중식시간 포함) / 16.3㎞ (접속누계 153.21㎞ / 대간누계 528.46㎞)

◐ 누구랑 : 山仰 토요 대간팀외 16명

◐ 날씨는 : 맑음, 시계양호, 적설량 무릎정도, 눈보라 휘몰아침

 

■ 시간대별

▶ 03:00 연호동 → 중앙 고속도로 → 무진랜드 휴게소 조식(태백35번국도변, 06:20)

▶ 08:00 댓재(산행시작) → 단체 인증샷

▶ 08:25 황장산(1,059m) → 준경묘 갈림길 → 1,062봉(11:05)

▶ 11:52 큰재 → 광동댐 이주단지,고랭지 채소밭 → 1,059봉(12:31) → 중식(13:10)

▶ 14:07 자암재(환선굴 갈림길)

▶ 15:06 환선봉(지각산,1,080m) → 쉼터(예수원 갈림길, 15:53)

▶ 16:03 덕항산(1,071m)

▶ 16:42 구부시령(대간 마루금 종료)

▶ 17:18 예수원

▶ 17:40 국도변 버스 주차장(산행 종료)

 

■ 지형도

 

■ 위성도

 

■ 고도표

 

~ 산행기 ~

 

03:00 연호동

모두가 잠들은 꼭두새벽

거실 한구석에서 밤을 지새우고 있는 배낭을 짊어진다.

배낭도 주인 잘못만나 고생이다.

이 추운 한파에 폭설에... ㅎ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다

최근 지속되는 한파와 폭설로 회원님들의 숫자가 자꾸 줄어

연호동에서는 불과 5-6명이 45인승 리무진에 몸을 맡기고 출발한다.

 

성서 홈플러스와 칠곡 고속도로변에서 마지막 산님을 태우니

송대장 포함 16명에 불과하다.

회비를 인상하더라도 팀 해체만은 하지 말아야 할 텐데...

 

~ 06:20 무진랜드 휴게소 ~

 

35번 국도변에 위치한 태백산권 종주 시 어김없이 쉬어가는 마지막 휴게소로

이곳에서 조식 후 이동한다.

 

여러 번 거쳐간

첩첩산골 봉화군 소천면 무진랜드 휴게소에 버스가 정차한다.

아직까지 주위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눈발은 더욱 세지고

살을 애는 듯한 추위가 온몸을 엄습한다.

휴게소문은 아직도 굳게 다쳐있다.

 

버스 속에서 준비해 간 김밥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다시 빙판길을 곡예 운전하며 태백산맥 준령을 구비 돌아

대간 들머리 댓재 정상에 도착한다.

 

~ 08:00 댓재 ~

 

삼척시 하장면과 미로면을 잇는 424번 지방도가 지나는 곳이다.

고갯마루에는 넓은 주차장과 머무를 수 있는

휴식공간들이 넓게 마련되어 있다. 다음 구간인 두타산 입구 안내표시판도 보인다.

인근에 산죽이 많아 댓재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차에서 내리자 상황은 천당에서 지옥으로 돌변한다.

매서운 칼바람이 온몸을 파고든다.

두타산 댓재 고갯마루를 지키고 서 있는

육중한 화강암 표지석을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는다.

 

황장산을 향하여 우측 급경사 오르막길 폭설을 헤치며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긴다.

 

 

 

~ 댓재 표지석 ~

 

이제 설산 산행도 낭만보다 걱정부터 앞선다.

다수 회원님들의 생각이 2-3개월쯤 눈이 녹기를 기다리다

새봄과 함께 다시 시작하면 좋겠다고 하지만

운영자 산앙에서는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인다.

 

~ 08:25 황장산 <1,059m> ~

 

댓재에서 이곳까지는 급격히 고도를 높인다.

황장산이란 아름은 지나온 구간인 문경에도 있다.

 

몸이 적응할 무렵 어느새 황장산이다.

앞사람의 발자국에 발 도장을 찍으며

거의 수직에 가까운 오르막을 지나 정상에 올라서니

손가락은 저릴 정도로 시럽지만 이마에서는 땀방울이 맺힐 지경이다.

맑은 날씨로 시야 확보가 좋다. 좌우로 펼쳐진 능선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이곳 황장산까지는 산꾼들이 다녀간 흔적이 있었는데

이후 마루금은 짐승조차 다닌 흔적도 없다.

 

 

그동안 다져진 무릎 정도의 적설량으로 전회(41구간)구간 보다는 쉽다.

폭설이 내린 지가 언젠데 황장산을 지나면서는 앞서간 대간꾼의 흔적은 찾을 길이 없고

오로지 송대장님의 러셀에 의해 진행한다.

폭설이 내리는 혹한기에는 대간꾼들도 휴면을 하나보다.

 

지금까지 폭설 산행을 하면서 배운 점은

어느 대간꾼도 혹한기 폭설 산행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산 앞에서는 절대 자만해서는 안 된다 했거늘..

 

무릎까지 빠지는 눈밭을 헤치며

또 다시 송대장님의 외롭고 힘든 러셀이 시작된다.

 

~ 러셀의 달인 송삼목 대장 ~

준경묘 갈림길에서 잠시 휴식 중인 진정한 山 사나이 송삼목 대장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러나 아무나 할 수 없는 러셀..

오늘도 칼바람 휘몰아치는 눈보라 속에서

무릎까지 차오르는 눈을 헤집으며 작은 길을 만들어 낸다.

 

다시 봉우리를 올라서니 1015봉이다.

선 채로 잠시 휴식한다..

오늘도 일찍 하산은 어려울 것 같다.

눈 속에 빼꼼히 올라온 이정표가 가야 할 거리 지나온 거리를 알려 줄 뿐이다.

 

 

 

 

얕은 봉우리들의 연속이다.

빠지고 넘어지고를 반복하며 황장산을 지나온 지 2.8km.

큰재까지는 아직 1.6km가 남았다.

 

계속 남쪽을 향하여 눈밭을 헤쳐 나간다.

곳곳에 육중한 소나무와 잡목이

폭설과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부러져 길을 막고 있다.

 

~ 10:33 준경묘 갈림길 ~

 

준경묘는 조선 태조 이성계 5대 조의 양무장군의 무덤이다.

준경묘 주변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될 정도의

금강송이 잘 가꾸어져 있다고 한다.

 

황장산을 출발하여 약 두 시간, 어느덧 준경묘 삼거리에 도착한다.

 

~ 준경묘 갈림길에서 바라본 삼척 동해바다 ~

 

멀리 좌측 아래로 시선을 돌리니

탁 트인 시야에 삼척이 들어오고 구름이 솜사탕처럼 일렁인다.

여기서 살짝 우측으로 접어든다.

바람에 밀려 쌓인 눈이 성을 쌓아놓은 듯하다.

 

 

~ 11:07 1,062봉 ~

 

~ 11:52 큰재 ~

 

구르고 넘어지고 빠지고 하다 보니 큰 재가 나온다.

왼쪽 멀리 나무 사이로 풍차가 시야에 들어오고...

큰 재능 서쪽의 숙암리에서 동쪽의 광동댐 이주 단지 귀네미골로 넘어가는 고개로서

'대치'라고도 불린다.

 

 

여기는 고도가 비교적 낮아 바람도 거의 없으며

눈이 녹은 곳이 많아 오랜만에 흙을 밟아 볼 수 있다.

아마도 고갯마루로 불어오는 바람이

눈을 싣고 어디론가 사라졌기 때문일까?

 

풍차 쪽으로 올라서는 임도를 만나기 위해 다시 힘들게 올라야 한다.

허리까지 차오르는 눈이 발길을 잡는다.

(큰재를 오기 전 능선에 올라서며 왼편으로 보이는 풍차 방향으로 진행)

 

 

겨우 올라선 임도는 두 다리가 후들거리게 한다.

배낭을 멘 채로 잠시 휴식을 취한다.

거대한 풍차를 오른편에 두고 다시 경사 길을 오른다.

임도와 함께 풍력발전기가 모습을 드러내며 산꾼을 맞이한다.

 

지난번 매봉산 풍력 단지와는 달리

이곳의 발전기는 고장이 났는지 휴식을 취하고 있다.

 

~ 1,059봉~

 

강풍의 눈 보리 농로길에서 벗어나 좌측 산길을 오르다 보면

이주 단지 최고봉 1,059봉이 나온다.

정상에서 바라본 북동쪽 방향의 동해시와 배가 떠있는 동해바다.

 

~ 반대편 방향의 이름 모를 첩첩준령 ~

 

~ 광동댐 이주단지 귀네미 마을 ~

 

백두대간에 걸쳐 있는 가파른 산비탈을 개간해 이룩한 고랭지 배추밭..

동해 해돋이와 매봉산 해넘이를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경치가 있는 곳이다.

1985년 삼척시 하장면에 광동댐이 생기면서 광동리를 비롯 숙암리와 조탄리 등에 흩어져 살던

37가구 주민들이 집단으로 이주하여 마을이 형성되었다.

 

정든 고향을 댐 속에 묻어둔 채,

수몰민들은 쥐꼬리만한 보상비를 받아 이곳에 마을을 만들고 가파른 산비탈을 개간해

지금의 고랭지 배추밭을 조성한 것이다.

 

계속 임도를 따라 올라간다.

1,059봉 정상에 물 저장을 위한 거대한 물탱크가 있고

아래로 눈 덮인 광활한 고랭지 채소밭과 귀네미 마을이 모습을 드러낸다.

잠시 주위를 돌아본 후 다시 좌측으로 돌아 고랭지 단지를 횡단한다.

 

배추밭의 토질이 청석 부스러기와 잔돌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런 땅에서 어떻게 배추가 자라는지...

 

 

고랭지 채소밭을 우측으로 끼고

돌아가는 농로 길은 강풍의 눈보라가 정면으로 휘몰아쳐

가다 서다를 반복 힘겹게 통과한다.

 

채소밭과 도로를 가로질러 다시 능선으로 향하니

강풍으로 인해 몸이 날아갈 지경이다.

정면으로 휘몰아치기 때문 걸음을 제대로 걸을 수가 없다.

다행히 능선으로 올라서니 바람이 약해진다.

 

13:10 중식

사방은 눈 천지고 추위와 강풍 때문 밥 먹을 장소가 없다

모두가 고픈 배를 참으며 힘들게 능선을 내려서니

좌측에 신기하게도 바람이 거의 없는 곳이 있어 늦은 식사를 한다.

 

손이 곱아 젓가락 사용이 어려울 지경이다.

보온병 물을 부어 빠른 속도로 식사를 마치고

서둘러 덕항산을 향해 발길을 재촉한다.

 

~ 14:07 환선굴 갈림길 '자암재' ~

 

 

자암재에 내려선다.

여기서 좌측으로 내려가면 바로 환선굴에 도착한다.

내려섰던 눈길은 지각산을 향해 다시 오르막으로 변해버린다.

 

​~ 15:06 환선봉 1,080m (지각산) ~

 

환선굴 위에 있다 해서 환선봉이라 불리어진 것 같다.

환선굴에 가면 이렇게 적혀있다.

먼 옛날 한 스님이 수도를 위해 이 동굴로 들어갔는데,

나오는 것을 아무도 본 사람이 없어서 사람들은 스님이 신선이 되었다고 믿고는

이 스님을 환선이라 불렀으며, 동굴의 이름도 환선굴로 하였다 한다.

 

~ 환선굴 ~

환선봉 아래 환선굴이 있다. 환선주차장에서 올려다보면 왼쪽이 덕항산, 오른쪽이 환선봉이며, 이 가운데 해발 840m에 환선굴이 있다. 환선굴은 5억3천만년 전부터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종유석의 아름다움 보다도 규모가 크고 웅대하다.

환선굴은 총연장 6.5km, 높이 30m, 폭 100m로 동양 최대를 자랑한다. 동굴 안에는 크고 작은 동굴 호수 10여개와 폭포 6개가 있어 우렁찬 폭포소리와 함께 동굴을 관람한다.

 

 

다시 크고 작은 고개를 지나 무릎까지 빠지는 눈을 헤치며

급경사 오르막을 오르니 환선봉에 올라선다.

 

이곳 환선봉 일대 능선 좌측은 거의 절벽에 가까운 암릉으로

산꾼들의 안전을 위해 마루금 따라 밧줄이 설치되어 있다.

 

환선봉(지각산) 좌측 아래 깊은 골짜기에 환선굴 주차장이 아른거린다.

이제 나머지 봉우리는 하나 덕항산을 향한다.

많은 체력 소모로 일부 회원들이 덕항산을 포기할 듯한 분위기다.

 

~ 환선봉에서 내려다본 환선굴 진입로 ~

 

환선봉을 지나 다시 가파른 암릉 내리막을 내려서니

예수원 삼거리에 도착한다.

먼저 도착하여 후미를 기다리던 송대장님이

여기서 덕항산은 400m 거리라며 당신은 예수원으로 하산한다고 한다.

 

~ 예수원 갈림길 쉼터 ~

 

종기와 대희도 전번 일요팀에 합류 밟은 덕항산이라

송대장님과 함께 예수원으로 내려가도 될 텐데

끝까지 길동무가 되어 주겠단다.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 16:03 덕항산 ~

 

덕항산은 삼척시 신기면 대이리 위치하고 있으며,

약 12Km 길이의 무릉천이 이 산에서 동으로 계곡을 따라 흘러 오십천에 합친다.

덕항산은 산세 또한 수려하다.

동남으로 펼쳐지는 병풍암, 거대한 암벽, 칼로 벤 듯한 암면,

하늘을 받치고 있는 듯한 우뚝 솟은 촛대봉 등 산세도 수려하고 특이한

절경을 이루고 있다.

 

바람은 점점 차가워지고 덕항산을 오르는 길을 힘겹기만 하다.

정상의 조망은 정말 좋다.

사진을 찍고 전회(41구간)날머리 지점인 구부시령으로 향한다.

 

 

 

 

 

~ 덕항산 정상에서 바라본 삼척 방향 고봉준령 ~

 

다소 지루한 오르내림이 반복되고

마루금 주변에 겨우살이가 바람에 의해 떨어져 있어

줍느라 정신이 없다.

 

~ 구부시령 가는 길 ~

 

해는 서쪽으로 발길을 재촉하고 우린 구부시령으로 발길을 재촉한다.

능선 왼편으로 감아 돌아 푹 꺼진 곳... 행여 구부시령일까 아니다.

평평한 안부를 지나고 다시 얕은 경사길로 오른다.

얕지만 지금은 결코 얕게 느껴지지 않는다.

 

~ 16:42 구부시령 ~

 

다시 찾은 2주 전 구부시령이 반겨준다.

해는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마음도 발걸음도 바빠진다.

이곳에서 대간 마루금을 버리고

전회(41구간)와 같이 예수원으로 하산한다.

 

~ 17:18 예수원 ~

 

예수원(Jesus Abbey)은

미국 성공회 사제인 대천덕 신부가 1965년에 설립한 대한 성공회 대전교구의

특수 선교 교회를 말한다. 강원도 태백시 하사미동 산 7번지에 있다.

 

구부시령에서 예수원까지는

우리가 2주 전 러셀한 눈이 다져져 있어 어렵지 않게 내려온다.

계곡길에 어둠은 내리기 시작하고...

긴 여정(?)

겨울이 아니면 간단하게 끝날 구간이 이토록 힘겹기만 하다.

 

산토대 회원 여러분 고생하셨습니다.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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