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제57-41구간 (건의령~푯대봉~구부시령)
백두대간 제57-41구간 (건의령~푯대봉~구부시령)
★ 언 제 : 2011 / 12 / 10 (토)
★ 어디로 : 건의령 ~ 6.5㎞ ~ 부시령 ~ 2.0㎞ ~ 예수원 ~ 0.5㎞ ~ 국도변버스주차장
< 건의령 ← 대간구간(6.5㎞) → 구부시령 ← 접속구간(2.5㎞) → 버스주차장 >
★ 얼마나 : 약 9시간 10분 (휴, 중식시간 포함) / 9.0㎞ (접속누계 147.51㎞ / 대간누계 500.93㎞)
★ 누구랑 : 山仰 토요 대간팀외 16명
★ 날씨는 : 맑음, 시계양호, 적설량 허벅지 정도, 마스크 얼어붙을 정도 칼바람 눈보라 휘몰아침
■ 시간대별
▶ 05:00 연호동 → 중앙 고속도로 → 07:30 안동 휴게소
▶ 09:15 건의령 입구 → 단체 인증샷
▶ 09:36 건의령 <산행시작>
▶ 10:24 푯대봉 갈림길 → 10:30 푯대봉 → 10:37 푯대봉 갈림길
▶ 11:47 한내령 → 13:05 ~ 13:30 중식
▶ 16:10 1,055봉
▶ 16:50 구부시령 <마루금 종료>
※ 당초계획 했던 '덕항산'은 날이 저물어 좌측 예수원으로 탈출함,
▶ 18:17 예수원
▶ 18:32 국도변 버스정류장 <산행종료> → 18:50 대구출발
■ 지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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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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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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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기 ~
05:00 <연호동>
강원지역 폭설이 올해는 유난히 잦다.
지난주 폭설이 온데 이어 이번주 목,금요일 또 폭설이 내렸다.
그동안 논의만 한 체 실행하지 못한 짧은 구간 줄이기,
그 첫 번째 시도로 한주 앞서가는 일요 팀에서
건의령~댓재 구간을 무박으로 시도 하였으나
폭설로 인하여 산행 시작 5시간 만에 건의령에서 불과
1.1km 지점인 푯대봉 삼거리까지 진행 후 포기하고 발길을 돌려 하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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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15 폭설로 통제되고 있는 건의령 옛길 ~
오늘 우리 산토대는 일요팀의 실패를 他山之石으로 삼아
무박 강행 계획을 접고 종주거리를 대폭 줄여
건의령~덕항산 구간(8km)을 목표로 잡는다.
다만, 평소보다 1시간 일찍 05:00시에 출발
건의령 입구에 도착하니 도로가 빙판으로
터널 입구 500여m를 남겨놓고 산꾼들을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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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의령 터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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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로에서 임도로 접속 ~
차에서 내리니 주위는 온통 눈뿐이다.
매서운 강원도 특유의 세찬 칼바람이 온몸을 때린다.
송대장님이 직접 선두에서 러셀을 한다.
우리는 일렬종대로 송대장님의 뒤를 따라
도로에서 임도로 우측 사면을 따라 건의령으로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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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36 다시 찾은 건의령 ~
발목이 빠지는 눈밭을 헤치며
지난번 하산지점인 건의령에 도착한다.
巾衣嶺(840m)은 고려 말 마지막 왕인 공양왕이 삼척 육백산에 유배와 있을 때 고려 충신들이
왕을 배알하고 돌아가면서 조선의 이성계에게 충성을 하지 않겠다며
이곳 고갯마루에 복건(巾)과 관복(衣)을 벗어 나무에 걸어놓고 갔다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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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의령, 댓재 마루금 안내도 ~
금일 마루금은 내륙의 태백시와 동해안의 삼척군의 경계선으로
태백산맥의 근간이 되는 구간이다.
완만한 오르막을 천천히 오르니 쌓인 눈은 점점 많아져
진행 속도는 점점 느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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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푯대봉 오름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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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24 <푯대봉 삼거리> ~
건의령을 출발한 지 50여분, 푯대봉 삼거리에 도착한다.
푯대봉은 좌측으로, 가야 할 구부시령은 오른쪽 방향 이정표가 깔끔하다.
좌측으로 100여m 벗어난 푯대봉은 4~5분이면 갈 수 있다.
삼거리에 배낭을 벗어 놓은 체 푯대봉으로 향한다.
맑은 하늘에 더 없는 좋은 날씨지만 바람도 심하고 차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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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30 <푯대봉> ~
눈에 파묻혀 고도 표시는 보이지도 않는 정상석이 머리에 눈을 가득이고 외롭게 푯대봉을 지키고 있다.
다시 삼거리로 되돌아와 좌측 대간 길을 향해 내리막길로 접어든다.
잠시 후 안부에 내려서는데 선두에서 길이 없다며 되돌아온다.
안부에서 왼쪽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직진한 것 같다.
넘어진 소나무가 길을 가로막고 있고 표지판 방향 또한 애매하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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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푯대봉 삼거리에서 안부로 내려가는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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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부 이정표 ~
지난주 일요팀들이 여기까지 왔다가 포기하고 돌아간 지점이다.
그래도 이곳까진 일요팀이 밟아놓은 흔적이라도 있었지만 이제부터는 산꾼이
지나간 흔적은 어디에도 없다.
능선 따라 시그널 따라 그저 감으로 방향을 잡는다.
그 선두에 송삼목 대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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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셀[russell]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는 송삼목 대장 ~
~ 진정한 산꾼 ~
한주전 일요팀이
밟아놓은 그 길 지나니 길이 없습니다.
길이 없으므로 어디로 가야 할지
사방은 천지를 뒤덮은 눈뿐입니다.
어느 산꾼이 길을 냅니다.
칼바람 휘몰아치는 눈보라 속에서
허벅지까지 차오르는 눈을 헤집으며
넘어지고 또 넘어지며
작은 길을 만들어 냅니다.
장장 9시간 10분 동안...혼자서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러나 아무나 할 수 없는 러셀
송삼목 당신이 있어
우린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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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47 <한내령> ~
평탄한 능선을 진행하다 갑자기 능선을 버리고 왼편 경사면으로 내려선다.
한내령으로 내려서는 사면 길이다.
한내령은 목장 지대라고 하며
태백시 상사미동 삼밭골에서 삼척시 한내리로 넘어가는 고갯마루이다.
좌측 아래로 멀리 눈 속에 묻힌 평화스러운 몇 동의 건물 모습도 보인다.
한내령에서 다시 폭설로 뒤덮인 가파른 오르막이 시야를 가로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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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내령 삼밭골 계곡 ~
앞서가는 송대장님,
세찬 바람, 허리까지 빠지는 눈,
마루금은 눈 속에 숨어 흔적도 없는데 어떻게 길을 찾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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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균 시속 700m.. 길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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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우 위험한 급경사 비탈면을 조심스럽게 진행하는 모습..
우측은 깎아지른 낭떠러지다 ~
980봉, 1012봉으로 오르는 길은 급경사다.
1012봉에 올라서 오른편으로 꺾어진다.
허벅지까지 차오르는 적설로 인해 진행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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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휘몰아치는 강풍과 눈보라로 인해 마스크는 얼어붙고 손은 시려 참을 수가 없다. ~
13:10 <중식>
중식 시간은 지났는데도 휘몰아치는 눈보라와 추위 때문
식사 장소 구하기가 쉽지가 않다
다행히 바람이 잠잠한 곳이 있어 눈밭에서 쪼그리고 앉아 서둘러 점심을 해결한다.
14:34 <1017봉>
허둥지둥 점심을 해결하고는 또다시 산행은 계속된다.
눈밭을 걷는 건지 기는 건지
갈수록 눈은 더 깊어지고 스틱을 꽂으니 다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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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고지라고 엉성하게 손으로 쓴 표지판이 있는 고지에 올라선다.
사방을 둘러봐도 온통 하얀 백색으로 뒤덮인 가운데
전방으로 멀리 덕항산으로 어림되는 대간 줄기가 보인다.
앙상한 잡목 높은 가지에 겨우살이가 기생하고 있다.
겨우살이가 강풍으로 인해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해 땅으로 떨어져도
누가 주워가는 사람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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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우살이도 눈을 뒤집어 쓰고 ~
지금까지 혼자서 러셀 하느라
송대장님의 체력도 한계가 왔는가 보다.
한 시간 동안 1km도 진행이 안된다.
지금의 진행속도로는 덕항산은 힘들겠다는 느낌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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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55봉 <16:10> ~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내리막을 내려간 후 능선을 지나 우측 사면으로
아주 느린 속도로 힘겹게 오르막을 올라서니 1055고지에 올라선다.
좌측에서 불어온 바람이 능선 위에 눈으로 성을 쌓아 놓은 듯하다.
보기 더문 눈 처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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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부시령 하신길 ~
이정표를 보니 한의령(건의령)은 6.1km
7시간 만에 불과 6.1km를 진행하였으니 시간당 1km도 진행하지 못했다.
다시 급경사 내리막을 내려서니 구부시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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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50 구부시령 ~
九夫侍嶺은 태백시와 삼척군 도계읍을 연결하는 고개로
9명의 지아비를 섬기며 살아간 여인의 슬픈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여기서 좌측으로 하산하면 선교 교회인 예수원을 지나 하사미동으로 연결된다.
해는 바쁘게 서쪽으로 향한다.
여기서 덕항산까지 불과 1km 정도 남았지만
지금까지 진행 속도로 보아 덕항산까지 가기는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마루금을 버리고 좌측 예수원으로 탈출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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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원 하산길 ~
계곡으로 내려 갈수록 눈은 점점 깊이를 더하고, 길은 어딘지 짐작도 안된다.
날은 어두워져 오는데, 끝은 보이지도 않고
랜턴을 켜고서 분간이 안되는 나무숲 사이로 눈에 빠진 발을
빼가면서 어렵게 진행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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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덧 어둠은 짙게 깔리고 ~
얼마나 지났을까 저 밑으로 희미한 불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평상시는 약 30여분 정도 소요된다는 계곡길이지만
1시간은 더 헤맨 것 같다.
드디어 예수원 건물이 보이고 넓은 길이 나온다.
이 깊은 산중에 동화속에서나 있을법한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밤에 보는 주변 경관이나 건물들이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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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17 예수원 ~
예수원에서 차량이 통행할 수 있는 도로를 따라
10여분 거리 35번 국도상에 도착하여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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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머리 국도변 버스 주차장 ~
우리는
아무도 밟지 않은
순백의 그 길을 9시간 동안이나 걸었다.
조금은 위험도 했지만
이번의 심설 산행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소중한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어준
처음부터 끝까지 러셀을 하며 앞장선
송대장님에게 감사를 드린다.
산토대 회원님들
오늘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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